
19. 가슴 찡한 이야기
(본문: 역대 상 11:15-19)
1). 서론: 미국 하버드대학교 신과대학 조직 신학 교수 카우프만은 “인간은 서로 서로를 만든다.”(Men create each other.)라고 했습니다. 최초에는 부모, 친구, 학교 선생님 및 사회생활을 하는 중 인연 된 사람들과 ‘만남’을 통해서 습관과 인격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 김춘수 씨의 <꽃>이란 시에서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나는 너에게서 너는 나에게서/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라고 했습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 간 생각하여 아껴주고, 이해하여 주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가슴을 찡(뭉클)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2). 본문의 이해(Text): 본문의 이해-다윗왕은 3번이나 기름 부음을 받은 왕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사울 왕이 버림을 받은 후에(삼상 15:11, 36), 후계자로 지목되어 사무엘에게 기름 부음 받은 것으로서, 이는 내적으로 왕이 된 능력을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었습니다. (삼상 16:13) 두 번째는 유다 지파의 왕으로(삼하 2:4), 세 번째는 이스라엘 전체를 다스리는 왕으로 기름 부음을 받았던 것입니다. (삼하 5:3)
다윗은 세 번째 기름 부음을 받고 왕 위에 오르자마자 失地 회복을 위해서, 블레셋과 전쟁 중에 불현듯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복받쳤습니다. 이제는 원수의 손아귀에 들어 있어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고향 땅 지난날 어릴 때 꿈이 서려 있는 그 베들레헴! 다윗의 가슴은 짙은 향수에 젖은 그리움과 아울러 고향 땅에 대한 끓는 염원이 그의 온몸에 물결치듯 흐르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고향 베들레헴의 우물물이 마시고 싶다고 할 때, 다윗의 용사 중 세 사람이 즉시 적진을 뚫고 들어가 용감하게 베들레헴 성문 곁에 있는 우물물을 떠가지고 왔습니다. 참으로 충성심과 용기가 무쌍한 군사들이었습니다. 다윗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목숨을 걸고 취한 행동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물을 길어 오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그렇게 목숨을 바쳐 가면서까지 가서 떠온 물을 다윗은 “다윗이 마시기를 기뻐하지 아니하고 그 물을 여호와께 부어드렸다.”라는 것입니다. (삼하 11:18-19)
3). 본론(Context): 사울 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취임한 다윗에게는 할 일이 태산 같았습니다. 그중에도 사울 시대에 빼앗긴 국토를 회복하는 일이 긴급한 과업이었습니다. 실지회복(失地回復)을 위해 불레셋과 전쟁이 치열하던 어느 날, 진두지휘를 하는 중, 갈증을 느껴서 적진 속에 있는 베들레헴 우물물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장교 3명이 적진을 뚫고 들어가서 물을 길어다가 다윗 왕에게 바치게 됩니다. 빼앗듯이 받아 마시려던 왕은 문득 무엇을 생각하였음인지 물을 땅에 쏟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서사시(敍事詩)의 한 토막 ‘스토리’의 꼭 표제를 붙여야 한다면, 저는 ‘가슴 찡한 이야기’라고 붙이고 싶습니다.
⓵.상하(上下)의 윤리 -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다윗 임금이 그처럼 기갈 속에 애타 하는 것을 보다 못해, 물을 길어 오겠다고 자원하고 나서는 <장교 3명>이 있었습니다. (삼하 11:11, 15 참조) 장교라면 군인 생활에 고참(古參) 일터이고, 古參군인이면 역전의 경험이 있었을 터이고, 역전의 경험이 있었으면 불레셋 군이 얼마나 강한 군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이들을 감히 어디라고 무모하게 나서는 것이겠습니까? 아첨하기 위해서입니까? 아니면, 만용의 행위입니까?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임금님을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윗사람을 생각하는 나머지 죽는 한이 있어도, 가는 곳까지 가야만 하고, 하는 곳까지 해 보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과연 적진을 뚫고 들어가서 3 장교는 물을 길어 왔습니다. 물을 받아 마시려던 다윗왕은 그 물을 땅에 쏟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어찌 된 일입니까? 어쩌면 희롱 같기도 하고, 연극 같기도 했습니다. 이 물이 어떻게 길어 온 물인데 함부로 버리느냐 말입니다.
그것은 아랫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씨입니다. 적진을 뚫고 들어가서 우물을 길어 오느라고 이들의 형편이 말이 아니 이었습니다. 칼에 맞고, 창에 찔려 유혈이 낭자한데, 그들이 길어 온 물은 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피’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한 말일 것입니다. 심복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길어 온 물이 목에 넘어가질 않아 그대로 쏟아버린 것입니다. 아랫사람을 생각하는 어진 마음입니다.
알렉산더(Alexander)대왕이 주전 334년에 정병 8만 명을 이끌고 페르시아 100만 대군을 맞아 접전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과 비슷한 이야기입니다만, 페르시아 군대에 의해서 포위를 당하여, 시냇물의 근원이 페르시아 군대에 의해서 막혀버리고 말았습니다. 알렉산더대왕 군대의 진지는 고원 지대라서 땅을 파도 쓸데가 없었습니다. 알렉산더대왕은 “누가 내게 물 한 잔을 줄 수 없느냐?”고 애원하다시피 하였습니다. 이때 한 부하가 적진을 뚫고 들어가서, 물 한 병을 가지고 왔습니다. 대왕이 물을 마시려고 할 때, 많은 군사가 선망의 눈길로 보면서 입맛을 다시는 것이었습니다.
대왕은 차마 혼자 먹을 수가 없어서, 물을 손수건에 적셔, “내가 만일 이 물병의 물을 마신다면, 내 부하의 ‘피’를 마시는 것이 된다! 나 혼자 마실 수 없다! 나를 사랑하는 여러분들과 한 방울씩 나누자!” 손수건으로 온 부하 군인들에게 물을 뿌렸습니다. 자기들을 사랑하는 대왕의 행위에 감읍(感泣)하여, 끓어오르는 용기로 적진을 돌격하여 승리의 기선을 잡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현대는 아랫사람을 권위주의나, 카리스마적인 힘으로 내리눌러 버리는 세대는 아닙니다. 골로새서 3:21“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격노케 말지니, 낙심할까......”, 4:1절 이하에 “상전들아! 의와 공평을 아랫사람에게(바울 시대까지 노예제도가 존속함.) 베풀지니, 너희에게도 상전인 하늘이 계심을 알지어다.”, 엡 6:1“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해라.” 이것은 기독교 윤리관인 상호의 윤리, 또는 쌍방의 윤리라고 하겠습니다. 비교해 볼 때, 유교의 삼강오륜(三綱五倫)은 일방적 윤리요, 전제(專制)적 윤리관이었는데, 이 얼마나 발전된 가슴 찡한 기독교의 사람 간의 법칙입니까!
⓶.조국의 산하(山河)를 사랑하자! - 이처럼 상하가 서로 생각하는 마음은, 합심 된 무한한 가능성의 힘을 발휘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노심초사(勞心焦思) 지치고 보면, 갈증이 나기 마련이고 갈증을 느끼게 되면 전쟁터에서라도 물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왜 하필이면 적진 속에 있는 베들레헴 우물물을 원했을까요? 이때의 베들레헴은 불레셋의 점령지역으로 경계가 삼엄한데, 그 누가 물을 떠 오겠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할 만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다윗 왕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였을까요? 베들레헴은 다윗의 고향입니다. 이 베들레헴이 불레셋 군대에 의해서 짓밟히고 있었습니다. 어서 불레셋 군대를 몰아내고, 하루빨리 내 땅을 찾아야 할 터인데, 하루가 여삼추(如三秋)라, “아! 누가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물을 나로 마시게 할꼬?”라고 부르짖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조국을 위한 뜨거운 애국심의 발로>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기독 신자는 누구보다도 이 땅에서 잔뼈가 자라게 해 주고, 문명과 문화의 혜택을 준 조국의 산하(山河)를 사랑하는 애국심이 투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현재 우리 기독 신자와 교회의 정황은 조국 산하와 불신 백성들로부터 우리 때문에 손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다.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교회들로 말미암아(전염병 방역 수칙을 잘 지키지 않아서), 코로나 전염병이 재확산이 되어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본문의 말씀처럼, 조국을 애타게 사랑하는 기독 신자와 한국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더 나아가서 오매 간 잊지 못하고 기도하는 조국의 통일-북한 동포들의 공산 치하에서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고 고생하는 그들을 해방토록 해야 한다는 간절한 염원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통일에 대한 밑거름 역할을 하는 기독 신자와 한국교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1982년 동독 라이프치히의 니코라이 교회에서 독일 통일을 위한 50명의 [월요 기도회]로 출발한 것이 12년 만에 47만 명으로 불어나서, 이것이 독일 통일에 커다란 밑거름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도 자유 민주주의 이념 체계를 훼손치 않는 정부라면, 이 일을 추진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문화적, 기독교적 남북 교류도 힘써서 동참해야 하겠습니다. 이것을 <디아스포라의 낭만주의>라고 합니다.
18말-19C.의 낭만주의가 무엇입니까? 독일의 신학자 슈라이막헬은 신앙은 “절대 의존의 감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당시 사상적으로도 독일 관념론인 계몽주의의 분석적이고 이성적이고 실증적 경험을 중시하는 것에 반동으로, 직접적인 느낌 및 직관, 자연주의적이고, 전일적(全一的)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루소(J. J. Rousseau)는 “인간이 살아있다는 것은 느낀다는 것이고 감정은 이성보다 앞서서 존재한다.”라고 했습니다.
특히 예술적인 입장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우리가 사는 세계(자연, 국토)를 절대자이신 하나님의 자기표현과 섭리로 보는 이 시각과 신념이 오늘을 사는, 이 시대 기독 신자의 낭만주의가 아니겠습니까! 이미 이 지구상에서 공산주의라는 이념이 소련을 비롯해서 서서히 퇴색되어 가기에, 고정적이고 이념적인 법칙을 도외시하는 당시 낭만주의와 오늘 우리 땅의 고착된 기존 이념을 초월한 동포를 사랑하고 이산가족의 생명 그 자체에 대한 존엄! 이것이 지금의 우리 땅의 ‘낭만주의’의 시대정신을 우리 기독 신자가 선도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⓷.일편단심, 하나님 사랑! - 다윗왕은 “내 하나님이여! 생명을 돌보지 않고, 적진을 돌파하여 베들레헴 우물의 물을 떠 온 사람들의 ‘피’를 어찌 마시리까?”하고 다윗은 길러 온 물병의 물을 <여호와께 드렸다>고 본문 성서는 말씀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고통도, 형통도 다 겪어 본 사람입니다. 그러나 고통의 날에도, 형통의 날에도 하나님을 잊지 않았습니다.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입니까?”(시 13:), 하면서 고통의 심연에서도 하나님께 매달렸고, 하나님께서 다윗을 그 모든 원수의 손에서와 사울의 손에서 구원하여 준 그 승리의 날에도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 하나이다.......”(시 18:1 이하) 라고 형통의 날에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던 것입니다. 어려우면 어려움으로 인하여, 형통하면 형통 때문에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우리가 더욱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잃어버리는 <거침돌>이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고통>이라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형통>이라는 것입니다. 순경(順境)만 하면, 신앙생활 잘할 것인데, 산 넘어 산이란 고통 때문에 하나님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형통이란 문이 활짝 열려있으면, 만사가 대통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점점 잃어버리고, 세상 재미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을 향해서,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고 했습니다.(빌4:12) 우리도 이런 신앙 간증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4). 결론: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생각하는 이 가슴 뭉클(찡)한 이야기가 오늘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어야 하고, 또한 그런 ‘스토리’를 남기고 가는 우리 기독 신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민족의 숙원인 남북이 통일된 그 조국의 모습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서 나가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어려울 때나, 형통할 때나 하나님께 향한 믿음만은 변치 말고 주님 향한 일편단심의 신앙과 세상이 다 하나님을 떠난다 해도 독야청청한 신앙의 지조를 견지해야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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