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 <고향의 봄>
(본문: 아가 2:8-14)
1). 서론: 18C. 영국의 낭만파 시인 Shelley는 “만일 겨울이 온다면 어찌 봄이 멀었으리오.”라고 읊조리었습니다만, 자연의 봄만이 아니라, 겨울 같은 인생의 역경에서 인생의 봄을 고대하면서 <고향의 봄>을 우리는 저마다 희구합니다. 홍난파 작곡 이원수 작시 “고향의 봄”은 어린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애창하는 민족의 노래입니다. 일제 36년 조국을 잃고, 하와이로, 만주로, 북만주 간도 지방으로, 중국 본토로 흩어져 나그네처럼 살고 있었던 우리의 선배들은 이 노래를 부르면서 향수를 달래며 조국의 해방과 평화를 기원했었습니다.
고향을 잃은 사람들은 냉이의 국 향기에도 고향 입맛을 다십니다. 하얀 메를 캐는 논두렁의 아이들은 허리춤엔 단물 칡뿌리를 차고 논두렁에서 모매 싹을 캐 먹던 어린 시절이 눈에 선합니다. 버들가지 꺾어 피리를 불며, 이산 저산 진달래 꺾어 들고 달리던 고향, 바구니 옆에 끼고 냉이 쑥을 뜯는 아가씨와 아낙네들, 주린 창자를 채우겠다는 춘궁기를 회상해 봅니다. 그러나 이젠 이런 봄을 뜯는 풍경은 보기 어렵고, 다만 한 계절의 이름으로 올 뿐입니다. 소생과 환희와 감격의 계절로선 무의미해진 세월인 것 같습니다.
이젠 한 겨울에도 비닐 상치와 쑥갓을 먹을 수 있는 조국이 되었고, 논두렁은 직선의 둑이 되었고, 칡 캐던 야산은 개발되었거나 <입산 금지>고, 들판엔 공장이 웬만한 시골은 도시화로 변모되었습니다. 아롱졌던 추억의 봄 동산은, 꿈 많은 젊은 날의 동심도, 이젠 한갓 이지러진 봄밖에 없다고 한하는 그런 낭만은 살아졌지만, 그러나 유독 매섭게 추운 금 년 겨울에다가 코로나 전염병으로 孤獨을 되씹기에 봄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그래서 본문 성서 말씀 속에서나마, “고향의 봄”을 마음속에 그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2). 본문의 이해(Text): ①. 아가 서의 주제는 사랑 -본문 구약성서 아가 서는 옛날부터 학자들 간에 여러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 아가(雅歌)란 말의 뜻은 ‘노래 중의 노래’(아름다운 노래, Song of Songs)라고 합니다. 이 아가 서는 구약의 에스더서처럼, <하나님>이란 낱말도 없고, 전혀 종교적이나, 신앙적인 양상이 없는 순수한 세속적 연애 문학서 같은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주제는 새봄을 찬미하는 남녀의 사랑 노래와 청춘 예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어떤 학자는 순수한 연애 시라고 합니다. 남녀 간의 <사랑의 합창>들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②. 본문 이해-이스라엘 백성들은 실지로 이 노래를 유월절 절기에 불렀고, 지금도 가정에서 결혼의 축가로 즐겨 부른다고 합니다. 또 어떤 학자는 <3인 희곡 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솔로몬’ 왕을 주례자로 하고 유대 촌에 성행했던 혼례식의 신랑과 신부의 노래를 엮은 것이라고 합니다. 혹은 솔로몬, 목동, ‘술람미’ 처녀 삼각연애를 엮는 희곡이라고도 해석합니다. 그러나 가장 권위 있는 해석은 <비유설>입니다. 신랑은 하나님이 되시고, 신부는 이스라엘이며, 오늘날엔 신랑은 하나님(그리스도), 신부는 교회(신자)라는 해석을 합니다.
이는 교회를 향한 그리스도 언약의 사랑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이 아가 서는 남녀 간의 사랑을 비유로 한 하나님의 숭고하고, 순결한 사랑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가 서 제8장에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 것”이라고 극구(極口)찬양을 합니다. 과연 2,000여 년 전, 골고다 석벽 십자가에서, 한 손은 아버지 하나님의 손을 부여잡고, 다른 한 손은 우리들의 손을 부여잡고 죄에 대한 벌과 의를 이룬 화해와 순정의 사랑을 함으로써 구원이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하나님께 향한 인간의 반항과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이탈 때문에 성서는 하나님의 사랑을 "고통의 사랑"(Suffering Love)이라고 부르는, 비애라고 하겠습니다. 그 사랑은 곧 집을 떠난 탕자 때문에 받는 아버지의 고통이요, 회개하고 돌아오는 아들을 맞는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곧 자기를 주는, 십자가를 내포한 희생적인 사랑입니다.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소서, 왜 나를 버리셨습니까.”라는 그 사랑의 고통을 보여 준 것입니다. 하나님의 진지한 사랑은 "우리가 죄인 되었을 때,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돌아가심으로 확증"(롬 5:8) 할 만큼 놀랍고 성스러운 것이었습니다.
3). 본론(Context): 오늘 이 본문은 잘 알려진 <봄의 서정시>입니다.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 함께 가자. 겨울은 지나가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의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반구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여기서 남녀의 참사랑은 하나님의 자발적인 사랑과도 비슷한 점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인간 사이에 사랑이란 것도 흔히 뜻밖에, 또는 까닭 없이 온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은 하나님의 원형(原形)적인 사랑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입니다. 시인 롱펠로는 "사랑은 자신을 주는 것이요,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사랑은 말로 할 수 없는 비타산적입니다. 주고도 더 못 주어서 안달하는 것이 사랑의 정체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따스하고 인정이 많고, 순결한 고향의 봄 동산 같은, 값없이 은혜를 베풀어 주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실이지 고향의 봄 동산은 우리로 인하여 늘 사랑과 추억의 봄 동산입니다. 이런 그리움에 젖는 사랑의 동산이 사라진 것에 아련하고 비애에 찬 정감으로만 살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입니다. 현대는 인간이 쌓아 올린 기계문명으로, 문명의 이기는 혜택을 입고 살지 몰라도, 그 훈풍의 훈훈한 이웃과 이웃 간의 정의(情義)는 없어 진지가 오래되었습니다. <품앗이>의 공동체 의식, <새참>을 지나는 길손도 나누어 먹는 인심은 없어 진지가 오래되었습니다. 다만 점점 우리 인간들로 인하여 살벌한 <인간성>으로 전락시키는 것뿐입니다.
미국의 기독교 심리학자인 흄(William Hulme)은 현대인들이 깊은 고독을 느끼는 것은 “자연의 서식(棲息)에서 소원(疏遠)의 증상”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의 뜻을 쉽게 말한다면 우리 모두 <고향의 봄>을 상실한 것에서 오는 현대인의 고독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대중 속에서도 고독을 느끼는 것이 현대인이라고 실존철학자들은 자주 하는 말이 아닙니까. 기능적 사회구조는 인간 삶의 바탕인 사랑의 관계도, 기능적 역할(Role)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고객이 은행의 가면 돈을 찾는 것 외엔 다른 말이 필요 없습니다.
핸드폰이 고장 나면, 단지 구매한 곳에 가서, A/S 청구를 하고, 백화점이나 판매점은 소속 회사로 보내어 수리를 의뢰하는 지극히 역할만이 존재합니다. 가정도 이렇게 부모 역할, 자녀 역할만이 존재하기에, 부부간도 역할밖에, 교회도 서로의 역할 만하기에 점점 모두 삭막해지는 것입니다. <고향의 봄> 같은 사랑은 물리적, 화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의 정체입니다. 사랑은 가슴의 문제요, 이론과 설명이 아닙니다. 논리가 아니라, 심장이 뛰는 살아 있는 서로의 관계입니다.
인간을 감동하게 하는 것은 기술적 기교가 아니라, 눈물이요, 피요, 영혼입니다. 손해 보는 희생의 대가만이 뭇 심령을 울려줄 수 있습니다. 비록 아련한 옛날의 고향의 봄은 사라졌다고 할지라도, 1년 가까이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혼자 살 수밖에 없는 서글픈 현실일지라도, 종적으로 우리 가슴 속에 박두해 오는 주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엄습해 옴을 느껴 보는 이 때가 되도록 합시다. 우리의 사랑은 주님께서 벌써 사랑해 주신 그 사랑에 대한 반응이었음을 음미하면서 살도록 합시다.
4). 결론: 우리는 지금 혹한의 겨울철에다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역경의 때를 보낼지라도, 원초적인 사랑의 원형인 하나님의 사랑 즉, 그리스도의 사랑을 다시 순전히 맛보는 그런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순수성이 우리 가정과 교회에 넘쳐서 황폐한 사회로 넘쳐흘러 가는 진정한 사명 자의 기독교인과 가정, 그리고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역할과 기교만이 왕래하는 우리네 사회에 영혼에서 우러나는 사랑의 합창을 노래해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의 기독 신자와 교회는 기교적인 역할을 거슬러서 땀과 눈물, 그리고 피가 철철 흐르는 희생의 대가(代價)를 지불(支拂)하지 않으면 결코 <고향의 봄>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끝.
'03. 구약설교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4. 싱싱한 종려나무 (0) | 2025.03.24 |
|---|---|
| 23.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인생 (1) | 2025.03.19 |
| 21. 일편단심 진실한 마음 (2) | 2025.02.26 |
| 20. 전능자의 그늘 아래 (3) | 2025.02.19 |
| 19. 가슴 찡한 이야기 (1) | 2025.02.14 |